1960년 세계 최대의 모터사이클 회사가 되고, 1964년 미국의 비치 보이스가 "리틀 혼다"라는 히트곡을 만들 정도로 모터사이클의 제왕이 된 일본의 혼다가 1962년에 자동차로 진출하겠다는 뜻을 밝혔을 때, 혼다는 일본의 산업정책을 좌지우지하는 통상산업성과 충돌을 하게 됩니다.
통산성은 일본에 자동차 회사가 너무 많다, 큰 회사 2~3개로 합쳐야 한다는 정책을 갖고 있었고, 오만한 도쿄대 출신의 엘리트만 모인 통산성은 중학교까지만 다녔던 혼다의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를 불러다 자동차에 진출하지 말도록 협박을 합니다. 혼다 소이치로는 물론 무시했지요.
1990년 일본경제신문 세미나 현대기업 입문 번역판 276쪽
[ (통산성 기업국장) 사하시씨는 닛산 자동차와 프린스 자동차의 합병작업에 손을 댔다. 그때는 마침 통산성이 오토바이 메이커 혼다기연에게 자동차 진출계획을 중단하도록 요구하고 있었다. 사하시씨는 혼다 소이치로 사장을 통산성으로 불러들였다. "혼다씨가 '내게 맡긴다면 4륜차를 지금의 절반 값으로 만들어 내겠다'고 하길래 내가 말했지. 멋대로 말하지 말라고. 오토바이에선 세계 최고일지 모르지만 이게 자동차에서도 그대로 통한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정말 자신이 있다면 토요타 사장을 시켜줄테니 해 보라. 통산성이 그 정도의 힘은 있으니까."
물론 통산성이 토요타 자동차의 사장까지 마음대로 갈아치울만큼 권한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통산성의 권한은 이 정도로 허풍을 쳐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절대적이었다. ]
혼다는 통산성이 국회를 움직여 자동차 산업으로의 신규 진입을 막는 법을 만들기 전에 서둘러 1963년에 첫 소형 스포츠카 S500을 내놨고, 1968년 도쿄 모터쇼에서는 제대로 된 소형차 "혼다 1300"을 내놨습니다. 경쟁차는 토요타 코로나, 닛산 블루버드였지요.
혼다 1300은 1962년에 나온 영국의 오스틴 1100처럼 앞바퀴 굴림인데, 가장 큰 차이는 엔진의 열을 물로 식히지 않고 공기로 식힌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혼다 소이치로의 고집 때문이었고, 공기로 엔진을 식히고 소음을 줄이려고 이것저것 달다보니 (Duo Dyna system) 무거워져서 공기로 엔진을 식히려는 애초의 장점이 사라져버렸습니다. 복잡해서 원가도 높았지요. 그렇지만 이 엔진은 1,300 cc에서 거의 100마력을 뽑아내 1968년 토쿄 모터쇼에서 토요타 사장이 혼다 1300을 보고 왜 우리는 이렇게 못하냐고 소리쳤다고 합니다.
[ Later that year, at the Tokyo Motor Show, the new car had Mr. Eiji Toyota, president of Toyota Motor Industries (now Toyota Motor Corp.), standing in front of the Honda exhibit for a full ten minutes. The story goes that he then called in his young engineers and dropped a bomb, shouting, "Honda's car produces 100 horsepower with a 1300-cc engine. Why can't we do the same thing?" This and other examples from the time evidence the high marks the H1300 received for its outstanding engineering. ]
토요타와 닛산의 1,300 cc 차에 비해서 비싸고 복잡했던 혼다 1300은 결국 기대만큼 잘 팔리지는 못했고, 혼다 소이치로는 1300의 실패의 책임을 인정하고 공기로 엔진을 식힌다는 고집을 버렸습니다. 그 다음 1970년대에 나온 물로 열을 식히는 엔진이 앞바퀴를 굴리는 시빅과 어코드는 1973년, 1979년의 오일 쇼크 때 기름 덜 먹는 잘 만든 차로 특히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됩니다.
http://world.honda.com/history/challenge/1968honda1300/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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